최현옥의 육아일기 열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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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다니던 보육시설 상진이 반이 없어져 뜻하지 않게 시설을 옮기게 됐다. 엄마를 대신해 하루 종일 아이를 보살펴 줄 곳을 찾는다는 것, 참 힘든 일이다.
보육시설이 아이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되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무엇 하나 허투로 볼 수 가없다.
먼저 시설 선택에 있어 엄마들의 입소문을 근거로 몇 군대를 압축, 직접 찾아가서 시설을 둘러봤다. 난 환경을 중시한다. 교실에 해가 잘 들고 환기가 잘 되는지 놀이터가 있는지 아이들을 자주 데리고 나가는지가 일 순위다.
그리고 환경이 깨끗하고 위생적인지, 안전한지 살핀다. 그 다음은 교사의 인상이 어떠한지, 시설의 운영방침, 식단 등이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보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은 그 다음 문제이다. 사실 나는 되도록이면 학습 프로그램이 적은 곳이 좋다. 어느 곳은 벌써 한글을 가르치고 미비한 수준이지만 학습지를 하는 곳도 있다.
그렇게 꼼꼼히 따져도 충분조건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 가지를 선태하면 또 다른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아이와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맞벌이 부부는 선택을 한다. 그렇게 고심 후 시설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 역시 사실이다.
시설을 보내면서 주변의 입소문과 실제 운영이 일치하는지 보고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가 시설에 잘 적응할 지도 관건이다. 시설이 아무리 부모 맘에 들어도 아이가 거부하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말이다.
사실 부모가 보육시설을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신뢰가 쌓이는 것은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손 씻겨주기, 세수시키기, 양치시키기, 주간계획표대의 식단 제공, 프로그램 운영 등 기본적인 것들 말이다. 친구 중에 보육교사가 두 명 있는데 그 친구들의 말을 빌리면 당연이 해야 하고 그렇게 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고 한다.
일부 인기 있는 보육시설을 보면 특성화를 내세우며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사실 나 같은 경우는 기본이 되는 규정을 잘 준수하는 것에서 신뢰를 얻게 된다. 그리고 시설에 개선사항을 건의하고 싶을 때 아이에게 불이익이 되면 어쩌나 망설여져 건의를 못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항상 소통의 공간이 열려있고 그것들이 잘 반영되면 좋은 보육시설이라고 생각한다.
시설을 옮기며 아이가 적응을 못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상진이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성장해 있었다. 처음 타는 어린이집 버스도 재미있게 잘 탑승했고 시설에서도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낸다.
이 육아칼럼이 양육은 엄마만의 몫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기획됐듯 그 역할의 일부를 담당하는 보육시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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