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들이 부엌에서 밥하다가 불내먹어서 도망가는 거야”
잠깐 밖에 나갔다 온 사이 남편이 화산폭발로 공룡들이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말해줘. 사실 그대로 설명을 해줘야지 않겠어?”
물론 남편은 여러 번에 걸쳐 화산폭발이 왜 일어나는지 설명해줬다고 한다. 그런데 상진이가 계속 왜 폭발이 이뤄나는지 같은 질문을 반복해 결국 손을 들었다는 것.
아이가 말을 트고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부쩍 ‘왜?’라는 질문이 많아졌다.
같은 것에도 이해가 안 되면 질문을 계속한다. 난 그동안 되도록이면 거짓된 정보보다 사실 그대로 설명해주려고 노력했다.
한번은 아이가 보육시설에서 요구르트 병이 모아져 있는걸 보고 왜 저걸 저렇게 모아 놓는지 궁금해 해서 재활용에 대해 설명해줬다. 옆에 있던 교사가 ‘어머니 너무 자세하게 알려주시는 거 아녜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아이가 당장은 이해가 안돼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더라도 유사한 질문과 답이 오가며 언젠가는 이해할 거라 믿는다. 그래서 아이의 질문에 먼저 아이의 생각을 묻고 다시 나의 생각을 답한다. 하지만 어떤 때는 나 역시 난감함에 어떤 답을 주어야할지 고민될 때도 있다.
또 어떤 때는 그 상황에 대해 이해하면서도 자기도 알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물어볼 때도 있다. 그리고 나서 ‘엄마 그치?’하고 씩 웃는다. 이럴 때는 정말 귀엽다.
과거 나의 모습을 회상해 보면 ‘왜?’는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일몰을 감상하며 혼자 앉아 사색하던 것을 즐겼는데 그 시간들이 지금 생각해도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상진이도 성장할수록 ‘왜?’라는 질문이 더 많은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
냥 어떤 상황을 받아들이기보다 한 번 더 뒤집어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상을 뒤집어 놓고 그 위에 장난감을 놓고 논다든지 걸음마 보조기구를 뒤집어 놓고 바퀴를 돌려 본다든지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가 머리가 커지면서 어른세대가 그랬듯 도덕적 답과 현실의 답이 많이 다를 때 가장 곤욕스러울 것 같다. 또 부모인 우리 역시 어떤 답이 맞는다고 선뜻 대답해주기가 어려울 때가 많을 것 같다. 두 가지에 대해 모두 설명해 주고 선택은 자신이 하는 거라고 말해주면서도 은연중에 내가 생각하는 답을 강요하게 될 지도 모른다.
아이가 커갈수록 나도 가슴에 물음표가 더 늘 것 같다.
우리의 다음세대 역시 현 세대가 그런 것처럼 어떤 경우는 맞서 싸우기도 할 것이고 어떤 경우는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래도 가슴에 물음표 하나, 느낌표 하나씩 달고 살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무한한 내적 에너지와 긍정의 힘을 가진 아이로 성장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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