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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토리 육아일기 - 고작 5시간인데...

소통의 중심 '뉴스스토리' 2011. 3. 22. 16:19

 

시계는 ‘짹각짹각’ 눈은 ‘말똥말똥’.
“엄마, 아빠가 왜 안 올까? 아빠 보고 싶다.”
야속한 시계는 아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잘도 간다.
“엄마 오늘 어린이집 가야돼요?”
“응, 가야되는데…….”
“가기 싫어! 엄마랑 아빠랑 집에서 놀 거야”
엄마, 아빠가 왜 회사에 가야되는지 설명을 해줘도 막무가내다.
아침, 저녁 자주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대한민국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평일에 넉넉잡아 5시간, 아니 그보다 더 짧다. 그래서 부모와 함께하고 싶은 아이들의 취침시간은 항상 평균치를 밑돈다.

어느 날은 아이가 남편 방을 열쇠로 잠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왜 그러냐니까 아빠가 자기랑 안 놀아주고 나가니까 못나가게 하려고 한단다. 이런 아이의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사실 갈수록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다. 요즘 아이들은 빠르면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 다니느라 혹은 학업을 위해 외지로 나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가 가장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편인데 그도 보장해 주지 못한다. 사실 어린나이부터 어디를 가야 한다는 것 자체도 싫을 것이다.
만1세부터 보육시설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직장 등 완전히 자유로운 시간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88만원 세대들의 결정은 맞벌이다. 30대보다 20대 부부의 맞벌이 비율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란다. 실제 내 주변 지인 중에는 경제적인 문제, 양육의 문제로 둘째 갖기를 포기한 경우가 있으며 대부분이 맞벌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것, 양보다 질이라 한다. 복직 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질을 더욱 높이기 위해 고무장갑을 벗고 노는 시간을 더 늘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집안일에 책 읽어 달라 놀아 달라 때 쓰는 아이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저녁시간에 집에 와서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진 듯하다. 며칠 전 아이에게 내가 뭐하냐고 다가가자 ‘엄마는 요리해야지 상진이 혼자 놀 거야’ 한다. 내가 그동안 아이에게 무언가를 끝없이 강요한건 아닌가 싶어 순간 미안함이 밀려왔다.

올해부터 맞벌이 부부를 위해 야간 보육시설을 운영한다고 하는데 반가운 소식 같으면서도 왠지 씁쓸하다. ‘과연 이것이 최선입니까?’ 라고 묻고 싶다.

대한민국 아이들은 오늘도 참 굶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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