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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탄생 100일, 축하해

소통의 중심 '뉴스스토리' 2011. 8. 21. 00:50

최현옥의 육아일기...29번째 이야기

ⓒ 뉴스스토리(http://www.news-story.co.kr)

 

“사랑하는 이아정, 100일 축하한다.”

어느덧 아정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됐다. 손이 닿으면 금세 바스러질 것 같던 아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제법 단단해지고 야무져졌다.
10달 동안 기다려온 내 아기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했던 우리, 신뢰와 친숙함이 생겨 이젠 눈빛으로 통하는 사이가 됐다.

 

아이는 제법 볼 살도 통통히 올라 예뻐졌고 몸무게도 두 배로 늘었다. 키도 크고 신체활동도 활발해져 신생아 티를 완전히 벗었다. 기분이 좋으면 옹알이도 하고 모빌의 움직임에 발버둥도 친다.

 

어려웠던 밤중 수유도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전보다 몸이 편해졌다. 무엇보다 별 탈 없이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넘긴 것이 대견하다. 2달 무렵 상진이에게 감기가 옮아 병원에 일주일 다닌 것만 빼면 말이다. 이제 예쁜 짓 할 일만 남은 것 같다.


그래서 무병하고 무탈하게 앞으로 잘 자라라고 조촐하게 100일 떡 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100일을 맞아 가족의 축복을 받는 아정이. 그러나 오늘 가장 축복받고 칭찬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먹이고 재우고 달래고 하느라 정말 고생했다, 수고했다’며 내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인 것 같다. 그 무엇도 소홀히 할 수 없고 소홀하면 금방 티가 나는 일이다. 공들인 시간만큼 아이가 성장하고 큰 것 같아 정말 뿌듯하다.

 

그리고 두 번째 칭찬받을 사람은 바로 남편이다. 아이를 출산할 무렵 양가 부모님에게 일이 생겨 몸조리를 해주지 못할 상황이었다.
남편은 옆에서 불평하는 소리 없이 몸조리부터 집안일, 아이 돌보기 등 우렁이 각시처럼 도왔다. 첫아이 때 기저귀 갈아주던 것도 벌벌 떨던 초보아빠였는데 말이다. 두 아이 목욕은 지금도 아빠 담당이다.

 

특히 남편에게 고마운 것은 수시로 변하고 투정부리는 나의 마음을 잘 살펴봐주고 어루만져줘서다. 그래서 산후우울증 없이 이 시기가 잘 지나갔고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 성숙하고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하루 종일 힘들다가도 남편이 오면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어, 나에겐 휴식 같은 사람이다.

 

세 번째로 칭찬받을 사람은 바로 상진이다. 상진이 또한 사랑을 빼앗겼다는 심적 부담감이 컸을 텐데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준 것 같다. 이젠 동생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앞으로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상진이가 동생이 생겨 더욱 의젓해지고 성장한 것 같아 대견스럽다.


결혼 이후 남편이 밤마다 나에게 항상 해주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오늘도 당신 수고했다. 고생했다.’ 이다. 이제는 상진이가 배워서 잠들기 전 ‘엄마 수고했어’라고 말한다. 정말 그동안 우리 가족, 모두 수고했다.


물론 앞으로도 많이 힘들겠지만 그때마다 지혜로 헤쳐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족,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