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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확장도 좋지만 사람부터 살아야지~”

소통의 중심 '뉴스스토리' 2013. 12. 27. 17:04

서천~서천IC 국도4호선 확장공사 서천읍 오석리 주민 울화통
대전국토지방관리청, 신호등 및 횡단보도 설치 요구 ‘방법이 없어’

 

 

 

▲ 오석리 신윤섭 이장이 통로박스를 가리키며 앞으로 주민들이 감수해야할 생활불편을 강조하고 있다.
(뉴스스토리=서천)윤승갑 기자=“도로 확장 공사 때문에 나이든 사람들이 불편을 겪어서야 되겠습니까? 신호등과 횡단보도만 설치해주면 30m남짓 걸으면 집에 도착하는데 700~800m를 돌아 걸어야 한다니 사람 잡는 도로입니다.”

눈발이 찬 바람을 곁들여 쏟아진 지난 6일. 국도4호선(서천~서천IC) 도로 확장공사 구간인 서천군 서천읍 오석리 버스승강장에 주민(1, 2리) 20여명이 모여 앉아 분통을 터트리고 있었다.

굽은 길을 반듯하게 넓힌다는 국도4호선 도로 확장공사 때문이다. 서천~판교로 이어지는 서천~서천IC 확장공사(오석리 구간)가 주민들의 통행불편은 아랑곳 하지 않고 설계됐다는 시각 때문이다.

신윤섭(78) 이장은 “주민들의 불편을 호소하기 위해 엊그제(24일) 집회신고를 내고 오늘부터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중앙분리대 설치작업 중지를 호소했는데(중앙분리대를 가리키며) 어제(25일) 새벽 주민들 몰래 공사를 마무리했다. 주민들의 읍소는 무시하고 있다는 증거다”며 얼굴을 붉혔다.

신 이장이 화가 난 이유는 오석1리와 2리를 사이에 두고 확장된 도로에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고가도로가 설치되지 않아 고령인들이 대부분인 240여명의 마을주민 모두가 고생을 감수할 판이기 때문.

신 이장은 “80여 가구가 모인 2리 주민들의 경우 서천읍에서 버스를 타고 이곳(오석리 승강장)에서 내리면 서천IC 인근 통로박스를 이용, 700~800m를 돌아서 집으로 가야한다. 또 40여 가구가 모인 1리 주민들은 반대의 경우로 불편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고 강조했다.

실제 오석리 승강장에서 오석2리 마을까지는 확장된 도로 30m만 가로질러 걸으면 된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편은 감안하지 않은 채 이 구간의 확장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이르면서 700~800m를 걸어야 마을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공사가 마무리됐다.

오석1리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서천읍 외출을 위해서는 오석2리 마을 앞에 설치된 승강장까지 걸어야 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1리, 2리 주민 모두 한차례 외출을 위해서는 최대 왕복 2km 남짓 걸어야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도로 확장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인 2010년 4월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 대전지방국토지방관리청에 민원이 이첩됐지만 주민불편 해소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오석리 마을주민들이 지난 26일부터 실력행사에 돌입, 찬바람을 견디며 주민불편 해소를 읍소하고 있다.

70~80대 고령의 주민들이 찬바람을 맞고서 집회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 이장은 “1991년 서천읍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거쳤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확장공사가 차량소통을 위한 목적이 크지만 그렇다고 주민들의 생활불편은 감안치 않은 공사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이런 주민들의 불편에 대해 대전국토지방관리청 및 감리단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서천~서천IC(국도4호선) 구간 감리단 관계자는 “지난 2001년 최초 실시설계 주민설명회 당시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금의 도로를 완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후 2003년 착공 이후 신호등 및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하는 또다른 민원이 제기돼 2차례 경찰 등과 교통협의를 펼쳤지만 사고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부결돼 통로박스를 이용한 도로를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