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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사랑양념 바르고…희망은 나누고”

소통의 중심 '뉴스스토리' 2013. 11. 19. 15:26

대한적십자회 서천지구협의회 15일 희망풍차 김장김치 담가
300세대 김장김치 1,500포기 200여 회원 참여로 희망 나눠

 

 

 

 

▲ 대한적십자사 서천지구협의회 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희망풍차를 돌리기 위한 사랑의 김장김치를 담그고 있다.
(뉴스스토리=서천)윤승갑기자=어느덧 김장철이다. 집집마다 겨울맞이 첫 행사로 김장을 하려 분주해지는 때다. 김장은 일 년 농사 중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며 한 해 농사를 축복하는 잔치나 마찬가지다.

이런 잔치에 나눔이 빠질 수 없다.

15일 오후 서천군 서천읍 주공아파트 앞마당. 이곳에서는 대한적십자회 서천지구협의회(회장 김경순) 100여명의 회원들이 희망의 풍차를 힘차게 돌리는 김장김치 담기 잔치를 열고 있었다. 김장김치 나눔을 통해 행복을 주고받으며 두 배의 기쁨을 찾는 판을 벌인 것이다.

김장 담그는 일이 힘들만도 하지만 회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즐거운 기색이다. 사랑은 키우고 희망은 나누는 의미 있는 봉사를 한다는 마음가짐 때문이다.

   
▲ 대한적십자사 서천지구협의회 김경순 회장.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어 추웠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추운 줄도 모르고 회원들 모두 열심히 김장김치를 담고 있습니다. 내가 조금 힘들어도 이웃에게 힘이 된다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잔치마당에 살짝 늦은 기자를 반가움 반 어린 눈빛으로 맞이한 서천지구협의회 김경순(54) 회장은 수저와 젓가락을 건네며 “이만한 고생이야 일도 아니다”며 손사레다.

그러면서 “김장김치 담그기는 매년 힘들기는 하지만 몇 배의 보람과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이내 웃는다.

서천지구협의회가 희망풍차를 돌리며 담가온 사랑의 김치는 수년째 회원들의 손맛을 거쳐 갔다. 수많은 이웃들의 맛있는 식사를 대신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해 회원들이 담가야할 김장김치는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 등 300세대에 전달할 1,500여 포기. 다듬어서 절이는데 하루, 씻는데 하루, 양념준비하고 버무리는데 하루, 총 3일간에 걸쳐 완성된 김장김치는 11~12묶음씩(10kg 정도) 김치 통에 담겨져 저소득층, 독거노인, 장애인, 조손가정 등에게 전달됐다.

특히 김장김치를 받을 이들은 서천지구협의회 15개 봉사회가 직접 전수조사를 통해 직접 선정했다. 서천지구협의회 회원 결연가정 등 실절적인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김장김치가 나눠지는 셈이다.

거창한 김장 판에 참여한 회원만도 연인원 200명. 서천지구협의회 전체 회원 400여 명 중 절반이 참여한 것이다.

그런 만큼 3~4일에 걸쳐 준비한 김장 배추가 빨간 양념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주인을 향해 이송될 때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김 회장은 “올해 회장에 취임했는데 그동안 활동을 되집어 보면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며 김용자 전 회장 및 회원들의 도움과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물론 김장김치를 후원한 시초면 이웃사랑후원회 및 휴먼시아 아파트 주민 등에게도 감사의 마음이다.

이에 김 회장은 “김치를 가져다 드리면 이웃들이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멀리 있는 자식보다 맛있는 반찬과 함께 정을 배달하는 우리가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는 어르신들이 있는가 하면, 힘들게 사는 어린 아이들은 도움의 손길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럴 때면 힘들고 지친 마음이 녹아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김장 준비를 하느라 허기가 진 회원들은 점심시간에 맞춰 기분 좋게 막걸리 한잔씩 했다. 일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를 하듯 행복한 마음으로 김치를 담그며 회원들과 또 주민들과 함께하는 소통의 잔을 기울인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나눔, 동행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을 위한 일이 봉사가 아닌 자신의 일이기에 막걸리 맛은 더욱 좋았다.

   
▲ 대한적십자사 서천지구협의회 회원들이 직접 결연을 맺은 저소득층 및 차상위계층 가정에 전달할 김장김치를 정성스레 버무리고 있다.
   
▲ 서천군내 300세대에 전달할 김장김치가 하나, 둘 켜켜이 쌓이고 있다.김장김치 상자가 높아지는 만큼 회원들의 기쁨도 두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