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이예요?, 출산은 언제죠?, 가장 당기는 음식이 뭔가요?’ 등등 임신은 주변인들의 관심 대상이다. 그 중 가장 많이 받게 되는 질문은 성별에 관한 질문이다. 산모들 역시 가장 궁금한 것이 아이의 성별일 것이다. 그 궁금증은 나같이 첫째가 아들일 경우, 집안의 대를 이을 아들을 낳아야 할 경우 등 이유도 가지가지이다.
‘아들은 사춘기가 되면 남남이 되고 군대에 가면 손님이 되고 장가가면 사돈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요즘, 나의 집안 식구들도 둘째가 딸이길 바라고 또 바랬다.
그러나 딸 선호에 대한 질문에 내 대답은 ‘딸도 딸 나름’이라는 것이다. 나 같은 무뚝뚝한 딸 10명보다 애교 넘치고 자상한 아들 하나가 낫다는 것.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딸에 대해 거는 기대는 키우는 재미, 집안 분위기 메이커, 소통의 공간이 더욱 클 거라는 것 등등 이다.
그러나 아이의 성격은 부모의 성격과 자라나는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닐까? 엄마는 나에게 ‘너처럼 애교 없는 딸’이라며 핀잔일 때가 있는데 나의 생각은 한 번도 보지도 배우지도 못한 애교를 부리지 못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보면 여자보다 더 수다스럽고 애교 많은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또한 애교가 많다는 편견을 깨는 정도가 아니라 담을 쌓고 사는 여자들 역시 많지 않은가? 남자를 남자답게 여자를 여자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부모와 사회의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난 아이에게 색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옷을 살 때도 파랑보다는 노랑, 녹색, 빨강 등 다양한 색감을 입혔다. 그리고 인형놀이, 소꿉놀이 등 여자아이들이 주로 하는 놀이를 보여주고 함께했다. 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옛이야기를 하며 소통의 고리를 단단히 만들어 갔다.
그러나 상진이는 사회성이 발달하고 주변 친구나 형들이 노는걸 보고 어느새 공룡이나 자동차에 더 집착을 보인다.
하지만 성격 면에서 애교 많고 수다스렇고 장난기 많은 상진이의 모습을 보면 열 딸 부럽지 않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이에 주변인들은 지금은 애교 많아도 7살만 되도 손님처럼 등을 보이고 텔레비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들이란다. 아직 그 나이가 되지 않아 판단은 못하겠지만 상진이가 애교가 넘치지는 않아도 부모와 단절된 아이로 키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몇 주 전 병원에서 둘째가 딸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병원을 나서며 ‘날 닮아서 무뚝뚝하면 어쩌지?’하며 남편을 보고 생긋 웃었다.
우스갯소리 중에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라 하지만 부모 마음은 자식이 나이 60을 먹어도 항상 물가에 내놓은 아기를 보는 것 같고, 딸이든 아들이든 ‘영원히 그대는 내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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