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옥의 육아일기 27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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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놀이에 흠뻑 빠진 상진이. |
몇 년 전 친구가 5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집에 놀러 온 적이 있다.
난 장난삼아 커서 뭐가 될 거냐고 물었고 돌아온 대답은 ‘공룡’이었다.
그 말에 친구와 나는 박장대소를 했다. 그리고 몇 년 후 4살 먹은 상진이, 아예 공룡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밥을 먹는데 앞니로 이상하게 먹어서 물어보니 공룡처럼 밥 먹는 거라 한다. 물 마실 때도, 과일 먹다가도, 걸음을 걸을 때도 공룡흉내를 낸다.
심지어 ‘상진아~’ 하고 부르면 대답 안하고 ‘초식공룡이라고 불러야지’ 한다. 상진이의 놀이도 대부분이 공룡과 악어가 싸우는 것들이다. 함께 놀이할 땐 자기는 육식공룡, 엄마는 초식공룡 이라며 풀 뜯어 먹는 흉내를 낸다.
이렇게 공룡에 푹 빠진 아들 덕에 공룡의 ‘공’자도 모르던 나 역시 스테고사우르스, 엘라스모사우르스, 프테라노돈, 브라키오사우르스 같은 공룡이름은 기본이고 쥐라기, 백악기 같은 시대분류까지 난데없이 과학 공부를 하고 있다.
상진이가 공룡에 관심을 가진 건 지난해 여름 해남 공룡박물관에 놀러 갔다 온 후부터다. 그날 상진이는 공룡을 본숭만숭 별 관심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가져온 리플릿을 끼고 살기 시작하더니 책에 나온 내용을 암기 하려든다.
초식공룡, 육식공룡, 용각류 등 어려운 용어들이 있었지만 그대로 읽어 줬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부터 용어와 공룡이름을 하나씩 외우기 시작한다.
공룡의 그림과 설명이 있는 공룡카드, 공룡 책, 인형 등 갖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최근에는 남편이 사온 공룡 책에 공룡 가면 만드는 것이 있어 난데없는 공작까지 하게됐다.
이런 아들을 위해 BBC 영상물까지 가져와 보여주고 남편, 둘이 짝짜꿍이다.
현존하는 동물도 아닌 공룡이 뭐 길래 단번에 아이를 사로잡았는지 참 신기하다. 어른인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도 어린시절 만화 주인공 ‘둘리’를 좋아했지만 내용이 재밌어 서지 공룡이라서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뽀로로에 나온 아기공룡 ‘크롱’ 역시 말 못하는 아기 같은 행동이 귀여워서 좋아한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이들에게 공룡은 거대하고 큰 힘에 대한 동경이라 한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아 아이들에게는 신비, 그 자체로 인식된다고. 아주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라며 안심하란다. 상진이가 해남 공룡박물관 리플릿을 볼 때마다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고 한다.
동생이 아직 어리니까 더 크면 꼭 가자고 약속했다. 얼마나 좋아할지 지금부터 그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이런 아이에게 ‘공룡이 왜 좋냐’고 물었다. ‘공룡이니까’ 한다. 정말 우문현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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